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를 별일 없이 보내셨던 분들께는 다행의 마음을,
별일을 겪으신 분들께는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생각해 보면, "별일 없다"는 것이
얼마다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지난해 별스런 일들을 겪으면서
가슴 깊이 느꼈습니다.
기찻길 옆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그제서야
깊은 밤에도 철로(鐵路)는 밝게 빛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쏜살같이 굉음을 내며 종일 지나가던 기차들과는 달리, 밤이 깊어지면
철로를 환히 비추는 한 량의 열차와 함께
작업자분들이 선로를 꼼꼼히 점검하고 톱으로 잘라내거나 용접하고
땅땅 망치로 두드리는 소리를 내며
아주 천천히 지나가시곤 했거든요.
밤새 거북이 걸음으로 철로를 꼼꼼히 점검하시는 눈과 손길 덕분에 우리는
기차에 타고 자리에 앉아 마음 편히 쉬거나 웃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사실은, 우리 하나 하나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이는
그러한 작은 눈빛과 손길입니다.
한 번 더 들여다 봐야 할 곳,
한 번 더 확인해 봐야 할 것,
한 번 더 두드려 봐야 할 돌다리를 소홀히 할 때
언제 어디에서 "별일"이 생길지 모르고
언젠간 내 앞에도 "별일"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것을
소중한 희생을 대가로 배우는 중입니다.
지금껏 나의 "별일 없음"을 위해 애써주셨던
모든 눈빛과 손길과 마음에 대해 감사하며
우리 또한
그와 같은 마음과 손길과 눈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복(fortune)으로 다가올테니까요.
새해 복(福)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그렇게 받은 복을
나누고 전하고 싶습니다.